새처럼 하늘을 나는 능력은 고대부터 인간의 상상 속에 존재해 왔으며, 중세의 기록들 역시 이 꿈에서 결코 비켜가지 않았다. 비행에 대한 갈망은 단지 공간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지상의 질서와 권력, 물질성과 중력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었다. 13세기에서 14세기 사이에 필사된 유럽의 문헌 속에서는 기계적 날개, 자율적 상승 장치, 연금술적 부양체 등 실현 불가능하지만 철학적으로 치밀한 비행 장치에 대한 구상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러한 상상은 단순한 기계적 호기심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정신의 고백이었다.비행은 중세에 있어 신의 영역을 훔치는 행위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며, 동시에 천사나 예언자와 같은 초월적 존재에 다가가는 방편으로 간주되었다. 이중적인 감정 속에서 수도사와 연금술사..